운필의 기본 원리
1.먹물은 붓끝(鋒)을 타고 흘러 나온다
가늘게 나오기도 하고 두껍게 나오기도 한다. 빨리 가면 먹물이 적게 나올 것이고 천천히 가면 많이 나오고, 멈추면 계속 나오고 봉을 들으면 나오지 않는다.
2.손과 팔에는 힘을 완전히 빼야 한다.
강력한 힘은 유연한 가운데서 나오는 것이다.
힘을 빼야 붓털이 꼬이지 않고, 힘을 빼야 힘이 생긴다.
손에 힘을 빼는 것이 숙달되면 붓끝은 자유롭게 된다.
그러면 붓끝이 살아있게 되고, 살아있는 붓끝은 스스로 힘을 발휘한다.- 이것은 말로는 매우 설명하기 어려우나 실제로 써보아야 느끼고 이해할 수 있다.-
붓끝에서 생기는 이런 현상은 붓털이 종이와 마찰하면서 다양한 느낌을 연출한다.
이것 때문에 선의 질감이 (둔탁하지 않고)고급스럽게 되며 원하던 생기(生氣)도 나타난다.
이들은 서예가 예술이 되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힘을 빼면 붓이 먹을 많이 머금고 있을 때도 먹이 급하게 번지지 않게 되고 먹이 조금만 빠져도 선질에 변화가 일어나며, 빠져나가는 정도가 많아지면 그에 따라 다르게 변해간다. 먹이 뜨지 않고 가라앉는 것도 저절로 된다.
반대로 힘을 빼지 않으면 먹이 많을 때는 급하게 번지고 먹이 어느 정도 빠져나간 뒤에도 붓이 눌러져서 먹량이 조절되지 않고 짜내듯이 나와 선질이 둔탁해 진다. 또한 이는 다음에 언급하겠지만 붓을 세우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그렇지만 힘을 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3.운필의 비밀(1) : 붓이 살아있다는 말의 의미
붓이 사는 길은 두가지가 같이 살아야 한다.
첫째는 허리가 살아 있을 것(허리가 어디야?: 붓털의 중간쯤) 둘째는 붓끝이 살아 있을 것 살아있는 허리는 힘이 받쳐준다는 것
그러니 여기에서 힘이 나오고 살아있는 붓 끝은 힘을 빼서 자유롭게 놔둔다는 것
그래서 미꾸라지 꼬리처럼 저절로 힘이 살아나게
4.운필의 비밀(2): 붓이 살아 있는 최적의 상태
허리가 살고 붓끝이 자유롭게 되는 최적의 방법은 붓대가 (붓털보다) 먼저 가야하고, 그리고 손에 힘을 빼야 하며, 붓을 잡은 손의 방향은 바꾸지 않아야한다.
5.운필의 비밀(3) : 두 가지 종류의 획<침착한 획과 경쾌(통쾌)한 획>
침착한 획은 속도는 느리게 하며 먹이 깊이 들어가 잠기는 무거운 획으로서 전서와 예서 및 북위 해서등의 서체에 잘 어울리린다. 경쾌한 획은 속도를 빠르게 하여 먹은 많이 쓰지 않고 가볍게 처리하는 획으로서 이런 획으로는 행서나 초서에 어울린다. (이런 말은 서보에도 자세히 나옴)
먹을 많이 사용하여 천천히 그으면 먹물은 침잠되어 번짐이 많아지고 무겁게 되며
먹을 적게 사용하고 빠르게 그으면 먹물은 적게 스며들고 마른필획으로 통쾌하고 경쾌한 획이 된다.(물론 많은 먹으로 빠른 획을 하고, 적은 먹으로 느린 획을 하며 다른 조합을 이루기도 한다)
이러는 사이 먹색은 변화를 보이는데 먹물이 많으면 짙은 검정으로 아득하게 검은 깊은 검정이다가
먹물이 빠지면서 점차 옅은 검정으로 변하며, 다시 속도에 따라 회색에서 갈색으로 바뀌고 마침내 갈필이 나면 절정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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