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세상/서예이야기

서법의 3 요소

bogokjh 2011. 12. 24. 19:58

 

 

 1. 필법(筆法)

    문자의 점획을 쓸 때 붓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리킨다.  이것은 사람의

  손이나 어깨의 합리적인 움직임과 서사 용구인 모필이 서로 배합하고 서

  로 적응하여 형성되는 것으로 이제까지 천수백년 동안 수없이 많은 사람

  들의 실천 결과에 의해 도출된 법칙이다.

    넓은 의미로는 집필법과 용필법을 말하며, 좁은 의미로는 용필법만을

  가리킨다.

 

  2. 필의(筆意)

    서법 작품의 의도, 생명감, 풍격 등을 점획의 모습이라든가 자체의 조립

  중에 표현하는 것을 가리킨다.

    필의는 붓을 움직일 때의 적극적인 마음가짐이며 운필의 정취를 말한다.

  쓰여 진 書는 필자의 기분이 붓을 통해서 자연히 나타난다.  필의가 없는

  書는 書로서 가치가 없는 속서(俗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필세(筆勢)

    하나의 점획과 함께 나타나는 개인의 특색 있는 형태나 힘을 가리킨다.

  문자의 조립 중에서 점획의 위치나 용필이 서예가에 따라 각각 다르다.

  필법은 한 점, 한 획에 있어서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근본의 방법이지만

  필세는 사람의 성정, 시대, 풍조에 의해 비수, 장단, 곡직, 방원, 평측,

  교졸, 화준의 다름이 있고 필법에 있어서 처럼 일치하여 변하지 않는 것

  과는 다르다.  필세는 또 점획에 나타나는 필의 세, 즉 필력이다.  서예에

  있어서 필세와 필력은 대단히 중요하며 힘이 충실한 점획을 만드는 것

  은 모든 용필의 기초이며 근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서예에서 중시하는 것은 필법(筆法)ㆍ필세(筆勢)이며 더욱 주의하는 것이「필의」이다. 이것은 서법예술의 가장 뚜렷한 특색이다.

무엇을 필의라 하는가? 바로 서자(書者)의 강렬한 사상ㆍ감정 활동과 풍부한 상상 및 운필기교에 근거하여 서법의 조형이 각종의 동태ㆍ표정ㆍ풍운ㆍ기세를 드러나게 해서 웅강하거나ㆍ무미하거나ㆍ청수하거나ㆍ주경하거나ㆍ고박하거나조광해서 지면에 생동하면서도 함축된 표정과 의취가 표현되도록 하는 것이다.

서예의 묘는 표현된 사상ㆍ감정이 비교적 잠재적이고 함축적이며 추상적이라는 데 있다. 즉 무용이나 음악ㆍ시가와 마찬가지로 사람으로 하여금 한층 풍부한 뒤맛과 연상을 불러일으켜서 그것으로 인해 무한한 생명력을 갖도록 한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모두 서자의 물상(物象)이 지닌 형태에 대한 사유에 근거하면서 자연에 자신의 생각을 투영함을 거쳐서 내재한 감정을 토로하여 예술적 경지를 빚어내는 것이다.

주성연(周星連)은《임지관견(臨池管見)》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낙필할 때 우선 붓을 들어 붓의 기점을 얻는다는 것은 대개 작자하기 전에 붓을 들어 허공에서 행보를 시작함에 뜻이 붓의 앞에 있음을 말하는 것이니 일단 붓이 지면에 닿으면 마치 토끼가 뛰는 것을 보고 송골매가 날아 내리듯 하여 사람의 상상을 초월한다. 낙필을 하면 필세가 굳세어지고 필봉이 나아감에 눕기도하고 서기도 하여 자연히 뻣뻣하게 누워있는 듯한 병이 없게 된다. 옛 사람이 이르기를 "마음이 바르면 기운이 안전되고 기운이 안정되면 팔의 운용이 원활래지고 팔의 운용이 원활해지면 붓이 바로 잡히고 붓이 바로 잡히면 먹이 흘러나오게 되고 먹이 흐르게 되면 정신이 응집되고 정신이 응집되면 형상이 생기며 무의식 중에도 뜻이 있게 되며 법을 애써 지키지 않아도 모두 법에 맞게 된다"고 했다. 이것이 바로 이른바 어떤 일을 착수하기 전에 노력을 쏟으면 착수 후에 많은 말이나 생각과 예상을 덜 수 있다는 것이니 중요한 한가지가 해결 되면 나머지 백가지도 해결 된다는 것이다.」

이 일단의 논의는 의상이 빚어지는 근거를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구상이 낙필에 앞서야「意」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왕희지의 견해는 좀 더 구체적이다. 그는「대저 글씨를 쓰려면 먼저 정성스럽게 먹을 갈아 정신을 집중하고 생각을 고요히 예상하여 근과 맥이 서로 이어지게 하여 뜻이 붓에 앞선 후에 작자해야 한다.」고 하였다.

《역대명화기(歷代名畵記)》에「고개지의 작품은‥‥‥뜻이 붓의 앞에 존재하며 그림은 끝났으나 뜻은 존재하기 때문에 신기가 온전하다」고 했다. 구양순 역시「무릇 글씨를 쓸 때 첫 획을 막 시작하자마자 곧 둘째 획 세째 획을 어떻게 호응시켜서 결구할까를 생각해야 하니 서법에서 ‘말하는 뜻은 붓의 앞에 있고 표현은 뒤에 생각한다’는 것이다.」고 했다.

위의 설명들은 모두 뜻이 붓에 앞서야 뜻이 마음에 존재한 후에 붓을 움직여야 하는 이치를 밝히고 있다. 이것은「의」를 형성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意」가 표현되었는지 아닌지 또한 서자의 감정과 이상이 작품 속에 용해되었는가의 여부를 보아야 한다. 이것 역시「意」를 형성하는 관건이며 주관적 조건이다.

명의 서가 축윤명은 이 점을 잘 설명하고 있다.「마음이 기쁘면 기운이 조화되어 글씨가 편안한 느낌을 주고, 성나면 글씨가 거칠고 험하게 되며, 슬프면 기운이 엉기어 글씨가 뻣뻣해지고, 즐거우면 기운이 화평하여 글씨가 아름답게 된다. 또한 희노애락의 정도에 따라 변화가 무궁하다.」이 말은 서자의 성격ㆍ기질ㆍ정서에 따라 글자의 정신면모도 달라진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서와 화에는 천성적으로 본래 각 사람마다의 특기가 있다. 역사를 살펴보면 수많은 서가는 모두 제 각자의 천성과 식견과 이해와 표현 수법이 있어서 각자의 진면목이 작품 속에 넘친다」는 석도의 이 말은「필의」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되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물론 시대와 서체유파가 다름에 따라서 각각의 의태(意態)와 취미와 정감이 있다. 한예는 진예와 다르고 동한은 서한과 다르다. 진인들은 운을 숭상하였고 당인들은 법을 숭상하였으며, 송인들은 의를 숭상하였고 명인들은 태를 숭상하였다. 역대 서가들의 작품도 역시 궤를 이와 같이 하고있다.

왕희지의 글씨는 자체가 뛰어나고 거지가 안화하여 춘하의 기가 가득하여 소위 희기를 띠고 있다. 서호의 글씨는 성난 사자가 돌을 긁 듯, 목마른 말이 샘을 찾아 달리 듯 하여 노기를 띠고 있으며 이백의 글씨는 신선하고 아름다우며 호흡이 맑고 속세를 벗어나 선기(仙氣)가 풍긴다. 미불의 글씨는 용이 하늘로 날아 오르 듯, 호랑이가 누운 듯, 봉이 춤추는 듯 호기가 있다.

무릇 글씨는 그 사람과 같아서 작푸 속에 자연히 드러나는 것이다. 오직 왕희지의 글씨는 순수한 가운데 맑고 씩씩한 기운이 일체를 굽어보아 천고의「서성」이 되었고, 안진경의 글씨는 질박 증후하고 천진하며 조예가 깊고 넓어서 당대의 으뜸이 되었다. 한마디로 글씨의 우열이 서자에 있다는 것은 사람마다 제각기 자기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글씨의 훌륭함은 신채를 제일로 삼는다.」신채는 반드시「意」를 배양함이 필요하다. 그리고「筆意」의 배양은 다방면의 주ㆍ객관적 요소로부터 형성되는 것이다. 그 주요한 요소는 서자의 기초와 예술적 소직이다. 그것은 곧 서자가 글씨를 쓰기 전에 배우가 연극을 할 때 배역에 대해 완전한 이해와 소화를 하는 것처럼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래야 능히 작품에 정감을 표현하여「붓끝에서 변태를 다하고 종이 위에서 정서를 부합하게 한다.」물론 어느 서자이든 모두 자기의 풍격을 창조하는 단계에서는 잠시 남의 것을 모방할 수는 있다. 그러나 만약 항상 타인의 필의를 흉내내고 자기의 것을 창조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서자는 결국 장래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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