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세상/서론 모음

임서 즉 임모는 왜하는가?

bogokjh 2018. 1. 1. 22:15

임서(臨書) 즉 임모(臨摹) 는 왜 해야 하는가?

서사 실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서법학습의 효과적인 방안으로는 평상시에도 필수적으로 다문(多聞), 다견(多見), 다사(多寫), 다 상(多想)의 4가지에 유념하여 실천하여야 한다. 다문(多聞)이란 주위에서 좋은 이야기나 정보를 얻는 것을 말하고, 다견(多見)이 란 다독하여 선현의 필법(筆法), 필적(筆跡)을 이해하고 서예작품을 많이 감상하는 것을 말하며 다사(多寫)란 실제적으로 글씨를 많이 쓰는 것을 말하고 다상(多想)이란 글씨를 쓰면서 필획(筆劃), 결구(結構), 장법(章法)등을 유념하자는 것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 가장 주(主)가 되는 것은 많이 쓰는 것, 즉 다사(多寫)라 하겠다.

임모(臨摹)란 문자의 형태나 필법에 담긴 작가의 뜻을 배우기 위해 그대로 흉내내어 쓰는 것을 말한다. 임모(臨摹)란 임첩(臨帖 )과 모첩(摹帖)의 합성어로서 임첩이란 책상위에 첩을 놓고서 운필(運筆)의 이치(理致)와 문자의 형태와 점획의 기세(氣勢)를 세 심히 모방하여 쓰는 것이고, 모첩(摹帖)이란 첩의 문자위에 투명하거나 얇은 종이를 올려놓고 문자가 비치도록 하여 글씨를 연습 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 모첩에서 임첩으로 하는 단계로 글자연습을 한다.

임모(臨摹)하는 목적으로서는 다음의 몇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고인들이 어떠한 태도로 글씨를 썼는가를 이해하고 감상하기 위해서이다.
둘째, 전통적 표현기법을 배워서 서(書)의 성격을 이해, 체득하기 위해서이다.
셋째, 서(書)의 창작술을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넷째, 법첩에 의거하여 자기표현을 시도하기 위해서이다.

올바른 임서의 순서를 밟아 가는 것은 빠른 창작의 지름길이다. 진공철(陳公哲)에 의하면 "모든 종류의 학문에는 일정한 순서가 있다. 서법도 마찬가지이다. 첫째가 점획, 둘째가 결구, 셋째가 행기(行氣)이다. 점획은 서법의 최초학습으로 제일 중요 한 기초가 된다. 10년간을 서법 학습을 한다면 6년은 점획쓰기, 3년을 결구, 1년을 행기 연습을 하는 정도로 기초학습을 중요시 해야 한다. 점획을 완성하지 못하고 결구를 하면 문자의 서선 및 점획이 병든 획이 되어 실패하게 된다." 라고 말한다.

방법론에 있어서 임(臨)과 모(摹)는 서로 차이점이 있다. 흔히 모첩의 방법에는 세가지를 들 수 있는데 첫째로 문자위에 투명한 종이를 올려놓고 비치는 글자대로 모사하는 방법의 영모(映摹)와 문자를 종이 위에 빨간색으로 떠서 그 위에 똑같게 겹쳐 쓰는 묘홍(描紅), 문자위에 투명지를 올려 놓고 서선의 윤곽선을 가는 선으로 그려서 그 안 부분에 글자를 메워 쓰게 하는 쌍구전묵( 雙鉤塡墨) 등이 그것이다.

임첩의 방법은 논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형림(形臨), 의림(意臨), 배림(背臨) 등 3가지로 나뉜다.

격림 또는 아림이라고도 부르는 형림은 투명한 구궁격지(九宮格紙)를 첩위에 올려 놓고 문자 구조를 보면서 다른 구궁격지에 문 자의 점획 배치와 획형을 하나하나 관찰하여 옮겨쓰는 방법이다. 옮겨 쓴다고 하여 이림(移臨), 모양을 본뜬다고 하여 형림(形臨 ), 구궁격지에 쓴다고 하여 격림(格臨)이라고 한다. 그래서 형림은 자첩의 모양 하나하나를 글자와 글자사이, 줄과 줄사이, 점획 의 배치 등을 자세히 관찰하여 실제로 글자를 모사하되 예술적인 의미의 표현 기교 및 기능을 길러야 한다. 모사가 익숙하지 못 할 때에는 자기 멋대로의 개성표현은 삼가해야 하며 문자의 구종인 조형원리 즉 결구를 잘 알아서 써야 한다.

대림(對臨)이라고도 하는 의림은 바르고 훌륭한 비첩을 놓고 자체 점획의 형세를 자세히 살펴서 모방하여 쓰는 방법이다. 처음 임첩할 때에는 한획을 보고서 한 획을 쓰고, 숙련한 후에는 한 글자를 보고 한 글자를 쓴다.
의림을 할 때는 구궁격지 같은 격지는 쓰지 않는다. 형림을 익힌 후에 의림을 하게 되는데 자첩의 특징을 포착하여 점획의 필의 (筆意), 필세(筆勢), 신운(神韻)등이 잘 나타나게 임서를 해야 한다. 형림이 객관적 표현이라면 의림은 주관적 표현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즉 글자의 서선 내에 쓰는 이의 정신을 불러넣는 서사의 표현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배림은 자첨의 점획 및 문자, 문자의 형태를 기억하여 쓰는 것인데 쓴 후에는 반드시 원첩과 대조하여 잘못 표현된 것이 발견되 면 다시 바르게 고쳐쓰는 임서의 방법이다. 배림은 형.의림을 겸하되 반드시 자첩으 것을 기억해 써야 한다.
이와 같이 형림, 의림, 배림의 3단계 순서로 임서를 해야 효과적으로 올바른 글씨를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임모(臨摹)에 앞서 몇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먼저 대상이 되는 고전(古典)의 전체에 대하여 순수하게 감상하는 일이다. 서(書)가 예술적인 작품인 한 그 작품에는 작가의 의 도나 정신이 스며있다. 임모(臨摹)는 바로 이러한 내부적이고 정신적인 것을 감득하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실천하려는 것이다.
다음으로 부분적 관찰이다. 앞서 말한 감상이 전체적인 파악이라면 이것을 각 부분에 대한 파악이다 전체에서 받은 느낌을 바탕 으로 해서 문자의 형태, 필세(筆勢), 용필(用筆) 등을 상세히 관찰하고 그 기법을 취득하는 일이다. 즉, 고전의 특징, 특질을 발 견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구상과 구도의 문제이다.
전체와 부분에 대한 파악이 끝나면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야 한다. 획을 나타내는 필법, 운필의 방법, 결 구 등 모든 면에 대한 실천방안이 확고히 되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임모(臨摹)에 들어가는 것이다.

임모(臨摹)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격언이 있다. "처음에는 전일(專一)을 요(要)한다. 다음에 광대(廣大)를 요한다. 그 다음에는 탈화(脫化)를 요한다." 부연하여 설명하면 처음에는 어떤 특정한 비첩을 일의전심으로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다 음으로 비첩을 넓게 배우는 한편 고래의 서론을 크게 섭렵하여 스스로의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키우기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피나는 각고의 결정을 이루기 위해, 독자적인 세계를 이루기 위해 뼈아픈 껍질 벗기를 한다는 것이다. 이 세 관문을 극복하고 나서야 비로서 서(書)가 대성한다고 했다.

*초림 김미자님의 서예이론강의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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