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轉)과 절(折)
'전(轉)'이란 붓을 종이에 대고 둥글 게 굴려 돌려서 모나게 꺾어 뿔이 나지 않는 필획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 때 손가락으로 필관(筆管)을 굴리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다.
원적(圓的) 점획의 용필 방법을 '전이성원(轉以成圓)'이라 하는 바, 그 요령은 행필(行筆) 과정에서 붓이 머무르지[정주(停駐)] 않고 속도를 고르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전(轉)에 비해 '절(折)'은 방적(方的) 점획을 만드는 용필법(用筆法)으로서 '절이성방(折以成方)'이라 한다. 절(折)은 한 획의 중간에서 소위 '일필삼과(一筆三過)'라 하여, 관절의 작용으로 꺾는 것이 있기는 하나, 주로 한 획의 개시(開始)나 결속 할 때 방향을 바꾸는 데 쓰인다.
절필(折筆)로서 개시(開始)[기필(起筆)]와 결속[수필(收筆)], 또는 가로획에서 세로획으로, 세로획에서 가로획으로 꺾는 방법에 대해 증명하겠다.
가로획의 절필(折筆) 방법
기필(起筆 : 필봉(筆鋒)이 종이와 접촉하는 시초)은 좌측 상방을 향해 일단 대었다가, 아래로 돈필(頓筆)하여 머무른 다음, 절봉(折鋒)하여 우(右)로 향해 행필(行筆)하며, 수필(收筆)할 때에는 우측 하방으로 돈필(頓筆)한 다음, 절봉(折鋒)하여 좌(左)로 향해 수필(收筆)한다.
세로획의 절필(折筆) 방법
좌측 상방으로 기필(起筆)하여 종이에 댄 다음, 절봉(折鋒)하여 우측 하방으로 돈필(頓筆)하고, 아래로 향해 행필(行筆)하며, 수필(收筆)할 때에는 눌러 머무르자마자[돈주(頓駐)] 즉시 절봉(折鋒)하여 위로 향해 제필(提筆)한다.
횡절적(橫折的) 방법
기필(起筆)은 상술한 횡획 방법과 동일하게 한 다음, 행필(行筆)하다가 꺾고자 하는 곳에서 돈필절봉(頓筆折鋒)[이것도 절필(折筆)이라고 한다] 하여 아래로 향해 행필(行筆)한다.
수절적(수折的) 방법 : 기필(起筆)은 세로획의 방법과 같으나 내리 긋다가 꺾고자 할 때, 머물러 누른 다음 절봉(折鋒)하여 위로 향해 행필(行筆)한다.
개괄(槪括)해서 설명하자면 절필(折筆)의 방법은 필봉(筆鋒)이 왼쪽으로 가려면 먼저 오른쪽이, 그리고 오른쪽으로 가려면 왼쪽이 먼저 닿아야 하며, 위로 가기전에 아래를 먼저 대고, 아래로 쓰려면 위를 먼저 댄 다음에 쓰기 시작해야 하는 법으로, 이것이 곧 '역입(逆入)의 원칙'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절필(折筆)의 중점은 돈필(頓筆)하였다가 꺾는 데에 있다.
이상에 말한 방법들은 유의하여 반복 훈련만 하면 자연 요령을 얻어, 그 이치를 실감할 수 있게 된다.
'서예세상 > 서론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필력과 필압 (0) | 2018.01.01 |
---|---|
운필 5 중봉(中鋒), 측봉(側鋒), 편봉(偏鋒) (0) | 2018.01.01 |
운필 4 장봉(藏鋒)과 노봉(露鋒) (0) | 2018.01.01 |
운필 3 경(輕)과 중(重) (0) | 2018.01.01 |
운필 2 방(方)과 원(圓) (0) | 2018.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