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川의 향수 170

6.25의 기억

6․25의 기억 어느 여름날 갑자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땅이 흔들렸다. 태어나서 처음 듣는 굉음이었다. 잠시 후 부모님이 밭에서 일하다 마시고 급히 집으로 달려들어 오셨다. 포탄이 떨어졌다고 하시면서 밖에 나가지 말라고 하셨다. 그리고 그 날 밤 집 앞 산 속에서 피난을 하였다. 다음날 우리 동네는 무사한 것을 확인하고 계속 긴장을 하면서 나날을 보냈다. 물론 학교에는 등교하지 않았다. 어느 늦가을 어머니께서는 서둘러 피난을 가자고 하시고 아버지께서는 피난을 가나 안가나 죽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하시면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던 중 이웃사람들이 모두 피난을 떠났다고 하니까 우리도 뒤늦게 피난길에 오르기로 하였다. 떠나기 전 옥수수와 벼 그리고 잡곡 등 농사지은 곡식을 땅에 묻기도 하고 숨기기도하고 기르던 ..

2. 유년시절

나의 유년시절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유포리 2구 西川(서내)이란 두메산골에서 자랐다. 뒷동산은 큰 솔밭이고 집 옆 동쪽으로는 작은 골짜기 물이 흐르는 도랑이 안서내(내서천)에서 흘러 내렸고 서쪽으로는 바깥 서내(외서천)에서 흘러내리는 시냇물이 집 앞쪽에서 만나는 합수 지점에 있었다. 집 앞에는 해마다 가을이면 군것질 감을 제공해 주던 큰 밤나무가 한 그루 서있었고 서쪽에는 폭포를 이루는 냇가에 물레방아가 있었다. 그리고 하천 가에는 우리 논이 있고 냇가 포구에는 수많은 버드나무가 있어 유포리(柳浦里)라는 지명이 붙여졌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6․25사변 전까지 이곳에서 살면서 여름에는 누나와 이웃에 사는 누나 친구들과 냇가에 나가 고기도 잡고 물장구도 치며 놀았으며 아버님으로부터 천자문, 동몽선습 등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