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선생시 - 여름밤 작가- 춘곡 연민숙
院靜山空月自明(원정산공월자명) 텅 빈 산 고요한 집 달은 절로 밝은데
翛然衾席夢魂淸(소연금석몽혼청) 이부자리 말쑥해라 꿈도 역시 맑구나
寤言弗告知何事(오언불고지하사) 깨어나 말 않으니 알괘라 무슨 일고
臥聽皐禽半夜聲(와청고금반야성) 한밤중 학의 소리 누워서 듣노라
퇴계선생시 - 매화를 읊다 작가 - 등곡 김진헌
步屧中庭月趁人(보섭중정월진인) 뜰을 거니노라니 달이 사람을 좇아오네
梅邊行繞幾回巡(매변행요기회순) 매화꽃 언저리를 몇 번이나 돌았던고
夜深坐久渾忘起(야심좌구혼망기) 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나기를 잊었더니
香滿衣巾影滿身(향만의건영만신) 옷 가득 향기 스미고 달그림자 몸에 닿네.
퇴게선생시 - 가을아침 작가 - 주원 강전홍
殘暑全銷昨夜風(잔서전소작야풍) 어젯밤 바람 불어 남은 더위 사라지고
嫩涼朝起灑襟胸(눈량조기쇄금흉) 아침 되어 서늘함이 가슴속에 스미누나
靈均不是能言道(영균불시능언도) 영균이 원래 도를 말한 것이 아니라면
千載如何感晦翁(천재여하감회옹) 어이하여 천년 뒤에 회옹이 느끼겠나
매월당선생시 - 향염체 작가 - 심천 류영자
袖掩嬌羞爬曉粧(수엄교수파효장) 소매로 가리고 부끄러운 듯 새벽화장을 긁는데
芙蓉風撼倦猶香(부용풍감권유향) 부용을 바람이 흔들어 고달퍼도 향기롭네
從今莫作濃脂粉(종금막작농지분) 이제부터 연지와 분 짙은 것이란 바르지 마라
塗抹多嫌玉頰傷(도말다혐옥협상) 발라 뭉개면 옥같은 뺨 상할까 염려되네
論語 泰伯篇句(논어 태백편구) 작가 - 거산 류근장
天下有道則見 無道則隱(천하유도즉현 무도즉은) 천하에 도가 있으면 드러내고, 도가 없으면 은둔한다.
邦有道貧且賤焉耻也(방유도빈차천언치야) 나라에 도가 있는데도 가난하고 천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고,
邦無道富且貴焉耻也(방무도부차귀언치야) 나라에 도가 없는데도 부유하고 귀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다.
西山大師 禪 詩 (서산대사 선시) 작가 - 정천 홍청일
遠近秋光一樣奇(원근추광일양기) 가을 풍광 멀리서나 가까이서나 하나같이 기이하니
閑行長嘯夕陽時(한행장소석양시) 석양에 휘파람 불며 한가롭게 걷네.
滿山紅綠皆精彩(만산홍록개정채) 온 산에 붉고 푸른 아름다운 빛깔과
流水啼禽亦說詩 (유수제금역설시) 흐르는 물, 새들의 울음소리 그대로 시를 설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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