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川의 향수/세상사는 이야기

인생 후반전 준비는 이렇게!!

bogokjh 2011. 9. 3. 20:09

 

평균수명이 70세에도 이르지 못한 시대에는 인생의 처음 20∼30년간은 사회에 나가 일할 준비를 하는 교육과 훈련을 받고 30∼40년은 일하다 은퇴하고, 짧은 여생을 특별히 활동하는 것 없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 인생 후반기의 보편적 삶의 모습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은퇴(隱退: 숨을 隱; 물러갈 退)는 말 그대로 ‘물러가서 숨는 것’, 다시 말해서 ‘일에서 물러나서 조용히 지내는 것’을 의미한다.


평균수명이 짧아 노후도 짧고 또한 노후에 건강한 사람도 많지 못했던 시기에는 일에서 물러나 조용히 지내는 은퇴생활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지만 인생 80년이 보편화된 고령화 사회에서는 물러나서 조용히 지내는 은퇴의 의미는 어울리지 않는다. 평균수명이 80년이니 건강관리 잘하면 90년 아니 100년까지도 갈 수 있다.

 

직장에서 물러나 지내는 여생이 20~30년으로 연장되고 있다. 그러기에 고령화 시대에서 은퇴는 ‘지금까지 하던 일(활동)을 그만두고 자기가 원하는 새로운 일(활동)을 하는 삶을 사는 것’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은퇴는 자신이 원하는 삶의 시작


영국의 사회철학자 피터 라슬렛(Peter Laslett)은 그의 저서 <신선한 인생 지도(A fresh map of life)>에서 인생을 4기(4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에 의미를 부여하였다. 태어나서 사회에 나가 일을 하기까지 교육받고 훈련받는 시기(약 20~30년간)를 ‘제 1기 인생(the first age)’이라 하고 이 시기는 의존의 시기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취업하여 결혼하고 가정과 사회에 책임 있는 일을 하는 시기(약 30~40년간)를 ‘제 2기 인생(the second age)’이라 하고 이 시기는 독립과 의무와 책임의 시기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직장에서 퇴직하여 건강하게 생활하는 시기(개인에 따라 다른지만 약20~0년)를 ‘제3기 인생’(the third age)'이라 하고 ‘자기 성취의 시기’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 시기는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발견하여 거기에 심취하고 몰입하는 활동의 삶을 사는 것, 즉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사는 시기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남에게 의존하는 시기를 제 4기 인생(the fourth age)'이라 했고 의존의 시기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건강관리만 잘 하면 제4기 인생은 1-2년으로 줄일 수 있다.

 

99·88·23·4라는 말처럼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아픈 후 4일 째 죽는 건강한 삶을 살 수도 있기 때문에 ‘제4기 인생’ 기간을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인생 후반기는 제 3기 인생 전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발견하는 일, 또 그것에 맞으면서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는 것은 쉽지도 않고, 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일하는 30∼40년의 제2기 인생은 따지고 보면 적성, 재능과 관계없이 불가피하게 택했거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제2기 인생은 독립과 의무와 책임에 얽매인 직업 활동 시기이면서도, 적성과 재능에 맞는 일을 찾고 그 일을 잘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도 돼야 한다.


하는 일이 스스로 원하고 적성에 맞는다면 참으로 다행이다. 은퇴 후에도 그 일과 관련된 일을 하면 된다. 그렇지 못한 경우 적성과 재능에 맞는 일을 빨리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빨리 찾을수록 인생의 하프타임을 앞당기고 인생 후반기와 은퇴기의 새로운 인생을 더 길게 연장될 수 있다.


인생 후반기는 노력하여 준비하면 적성과 재능에 맞는 활동을 찾아 즐길 수 있는 시기다. 그러나 그 준비가 간단히, 짧은 기간에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많은 시간과 경험, 훈련이 필요하다. 돈만으로 할 수 없는 것이 많다. 돈으로 경험과 시간을 살 수도 없고 즉시 준비할 수 없는 것도 많다. 3기 인생 활동의 준비는 반드시 일만은 아니다.

 

공부(연구활동), 자원봉사 활동, 취미나 특기 활동, 종교 활동 등 다양하다. 인생 후반기를 미리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해도 50대 이후 아니 60대 이후 어느 시기에도 그 준비를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다. 50대 또는 60대 이후 20∼30년이라는 긴 시간을 아무런 준비 없이 지낸다면 자기가 설계하여 즐기는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노력만 하면 준비할 수 있는데도 준비하지 않는다면 어리석지 않은가?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윌리엄 새들러(William Sadler) 교수는 그의 저서 <제3기 인생(The Third Age)> 에서 인생의 정점(頂點)은 40대에 한 번만 있는 것이 아니라 50대 이후에도 준비하기에 따라 또 하나의 정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50대 이후는 은퇴라는 안전한 비행장에 도착하기 위해 안전띠를 매고 착륙 준비를 하는 시기가 아니라, ‘안전띠를 다시 매고 인생의 또 하나의 정점인 제2의 성장을 위해 이륙을 준비하는 시기’가 돼야 한다는 새들러 교수의 말은 인생 후반기를 준비하는 사람이나 인생 후반기에 들어선 사람 모두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국민들이 개인적으로 후반기 인생을 준비하도록 하는 데는 사회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은퇴자를 대상으로 하는 노후 준비 프로그램과 노후 적응 및 자기개발을 위한 제3기 인생대학(University of the Third Age) 프로그램을 사회적으로 제도화하고 있다.

 

# 노후준비 위한 제 3기 인생대학 제도화해야


태어나서 20∼30년간(제1기 인생) 배운 공식적 교육과 훈련은 제 2기 인생을 사는 데 필요한 것이었을 뿐 제 3기 인생을 준비하고 적응하는 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제3기 인생 준비를 위해서는 새로운 내용으로 새롭게 배워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배우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나 좀 더 노력하고 자신감을 가지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는 것도 우리 주위에서 보고 듣는 경우가 많고 50대 이후에도 큰 문제없이 배울 수 있고 새로운 직업훈련이나 취미나 특기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50대 초반부터 은퇴가 시작되는 현실을 생각해 후반기 인생(제3기 인생)의 준비, 은퇴생활의 적응과 자기개발을 위해 50대 이후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형 제3기 인생대학을 제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제3기 인생 대학은 인생 80년 이상의 고령화 사회에서는 국민 재교육 차원에서 의무교육처럼 제도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제3기 인생대학이야 말로 고령화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성재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인생후반전 준비하러 가기 '클릭'>

'西川의 향수 >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활 예절  (0) 2011.09.16
희망의 꿈  (0) 2011.09.14
[스크랩] 성격 테스트 - (아주 정확합니다?)  (0) 2011.08.28
복을 지니고 사는 법  (0) 2011.08.03
마음은 소중한 재산  (0) 2011.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