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세상/임서(臨書)모음

王羲之 蘭亭敍

bogokjh 2017. 11. 23. 20:58

 

 

영화 9년 계축년 늦봄초 즉 삼월 삼일 삼짓날에

회계현 산음의 蘭亭에 모여 수계행사를 열었는데,

여러 賢士들이 다 이르고 젊은이와 어른들이

모두 모였다.


이곳에는 높은 산과 험준한 고개가있고 우거진

숲과 길게 자란 대나무그리고 맑은 물이 흐르는

세찬 여울이 좌우에 띠를 이루어 풍경을 비추거늘

 

이 물을 끌어 잔을 띄울 무굽이를 만들고

수서대로 자리를 벌려 앉으니

 


비록 풍악의 성대함은 없어도 술 한 잔에

한 수를 읊는 것이또한 그윽한 정을 펼칠만 하였다.

 

 

이 날따라 하늘은 밝고 공기는 맑은데다

순한 바람이 화창하게 불어오는데
우러러 우주의 큰 것을 살펴보고 굽어서

온갖 사물의 왕성함을 살피며

 

 

사방으로 눈을 놀리며 회포를 멋대로

달리게 하니족히 보고 듣는 즐거움이

자극하여 참으로 즐거울 만 하도다.

무릇 사람들이 서로 더불어 한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어떤이는 회포를 끌어내어

벗들과 방 안에서 마주하여 이야기하기도 하고
어떤이는 마음을 마음가는 대로 맡겨 바깥

대자연에서 멋대로 노닐기도 한다.

한번 자기의 마음에 드는 것을 만나 잠시라도

득의하면 기쁘고 흡족하여

장차 늙음이 다가오는 것도 모르게 되나니

그러다가 흥이 다하면 다시 권태롭고 마음은

세상사에 따라 변하는 것이니

감개가 그에 따라 이어지는 것이다.

 

기쁜 일도 잠깐 고개를 숙였다 드는

사이에 곧 옛이 되어 버리니

더욱 감회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하물며 사람 목숨의 길고 짧음이 비록 하늘에

달려있다 해도결국은 죽어야 할 뿐임에야

 

옛 사람이 이르기를 "사람이 죽고 사는

것만큼 큰 일은 없다"라고 했으니

어찌 비통하지 않겠는가

옛 사람들이 감회를 일으켰던 연유를 볼 적마다

마치 두개의 부절(符節)이 들어맞듯

일치하는 것 같았다.

일찍이 그러한 글월에 임해서 나도 탄식하지

않은 적이 없었고 가슴에 와 닿지 않음이 없었다.

 

그런즉 삶과 죽음이 하나라는 장자의 말이

얼마나 헛된 것이며 팽조의 장수와 어린아이의

요절이 똑같다는 말이 망령임을 알겠도다.

 

후세 사람들이 오늘 우리가 쓴 글을 일고

감회를 일으키는 것이 역시 지금의 우리가

옛 사람이 남긴 글을 읽고 감회를 불러 일으키는

것과 다를 것이 없으니 슬프지 아니한가

 

그런고로 오늘 모인 사람들의 이름을 차례로

적고 지은 바를 수록하나니 우리가 가고 없는

뒤 비록 시대가 다르고 일이 달라져도

흥회가 일어나는 까닭은 그 이치가 한가지인 때문이다.

 

뒤에 누구든 이 글을 읽게 되는 사람은

이 시집에 또한 감회가 없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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